[목 차]

     

     

    뉴올리언스 효과

     

    뉴올리언스를 방문해보면 사람들이 가격 신호에 얼마나 크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뉴올리언스에는 낙타 등 모양의 독특한 건축양식의 집들이 있는데 이는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19세기 말에 주택은 입구에서 보았을 때 몇 층이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었는데, 낙타 등 주택은 입구에서 보았을 때는 1층이고 뒤에서 보았을 때는 여러 층이다. 디자인은 매력적이지만 실용적이지는 못하다. 영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1696년부터 1851년까지 유리창의 숫자대로 세금을 매기는 정책 때문에 온통 음침한 집들이 많이 생겨났다.

     

    교통 혼잡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교통 혼잡세가 낭비적인 집을 짓게 만든 뉴올리언스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덜 몰고 다니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유도할 것이라 믿는다. 그들은 몇 주 만에 기대하는 성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몇 달 몇 년이 지나면 안전하고 더 빠르게 목적지에 갈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혼잡세는 차를 몰고 슈퍼마켓에 갈 것인가, 아니면 버스를 탈 것인가, 또는 걸어서 가까운 상점에 갈 것인가, 아니면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주문할 것인가 하는 등의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3명 중 1명은 직장을 바꾸고, 7명 중 1명은 이사를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할 때는 혼잡세가 확실히 고려된다.

     

    또한 행동의 변화 하나가 다른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다. 혼잡세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시작하면, 도로에 더 많은 여유가 생겨 버스는 더 빨리 달리게 될 뿐 아니라, 더 높은 비용 효율을 유지하며 자주 운행될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카풀에 참여한다면, 사람들은 비슷한 경로의 카풀 회원을 더 빨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혼잡세를 피해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집에서 일하거나 하루 중 다른 시간대에 출퇴근을 하게 된다면,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그들에게 융통성을 발휘하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혼잡세를 피하기 위해 직장 근처로 이사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원들이 높은 혼잡세를 물며 통근하지 않도록 기업들이 외곽 지역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외부효과 세금의 매력은 문제에 대처하면서도 해결책에 대한 가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혼잡세는 러시아워에 시내로 차를 몰고 오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신호를 운전자들에게 준다. 운전자들은 혼잡세를 낼 것인가, 아니면 이를 피할 방법을 찾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으며, 시장은 이를 발견해내는 데 필요한 장치를 만들 수 있다. 외부효과가 존재하지 않으면, 시장은 자동적으로 비용을 감안해 생산자가 이를 줄이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외부효과가 존재하면, 시장에는 그 비용이 보이지 않지만, 외부효과 과세 같은 시스템은 그에 따른 비용이 존재한다는 보이지 않는 신호를 보낸다. 런던이 2003년 초에 혼잡세 과세 지역을 지정(시내 중심으로 차를 몰고 오는 데 하루에 5파운드)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비판론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했다. 1년이 지난 후 자동차를 몰고 오는 사람의 수는 거의 3분의 1로 줄었다. 세금을 물지 않는 교통수단이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다.

     

    버스 승객이 15퍼센트 늘었고,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이 20퍼센트 늘었으며, 자전거 이용자가 30퍼센트 증가했다. 더 이상 과세 지역으로 들어오지 않는 운전자들은 여러 가지 대응책을 선택했다. 4분의 1은 과세 지역을 피해 다녔고, 55퍼센트는 대중교통을 선택했으며, 20퍼센트는 자전거, 카풀 등의 대안을 선택하거나 때로는 집까지 걸어 다니기도 했다. 자동차 이용이 줄어들었고, 정체로 인한 시간의 지체는 훨씬 더 많이 감소했다. 이는 혼잡세가 도로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혼잡세를 피하기 위해 시간을 더욱 조정하게 되면서 이러한 외부효과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비용이 더 많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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